장기려 박사는 우리나라 외과 학회에서는
아주 뛰어난 업적을 남긴 외과 전문의였지만,
그의 인생은 너무나도 서민적이고 초라했다.
그는 언제나 매우 어려운 처지에서 살아왔다.
물론, 병원 원장이나 대학 학장으로서의 수당은 있었지만,
그에게는 월급이나 수당보다는 가불이 많았다.
그에 대해 떠도는 미신에 가까운 풍문 때문에
전국의 가난한 수술 환자들과 다른 병원에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은
말기 암 수술 환자들이 부산 복음 병원으로 몰려들었던 것이다.
겨우 입원을 하고 수술을 받아 병이 나으면
그 다음에는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그들 대부분은 입원비와 약값이 없었다
이 때 마지막으로 찾아가는 곳이 원장실이었다.
병원비 대신에 병원에서 잡일을 하는 것으로
대신할 수는 없겠느냐는 환자들의 제안에 그는 환자의 치료비 전액을
자신의 월급으로 대신 처리하고는 했다.
병원 행정을 이렇게 하다 보니 장 박사의 월급은 항상 적자였고
이것이 누적되면서 병원 운영도 어려워지게 되었다.
결국, 병원 회의에서 결정이 내려졌다.
앞으로 무료 환자에 관한 모든 것은 원장님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부장 회의를 거쳐 결정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가난한 환자들이 그를 찾아오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모든 결정권을 박탈당한 이후부터 어려운 환자들이 생기면
야밤에 탈출하라고 알려주고는 하였다.
"내가 밤에 살그머니 나가서 병원 뒷문을 열어 놓을 테니 탈출하라."는 것이었다.
장 박사의 이러한 '바보 이야기'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북녘에 두고 온 아내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에 묻고 지낸 그는 평생에 걸쳐 묵묵히
사랑을 실천한, 진실로 아름다운 예수의 사람이었다.
유엔군과 국군이 평양을 탈환하게 되었을 때,
당시 김일성의과대학 외과의사였던 장기려는
대학병원과 야전병원에서 부상병들을 치료하고 있었다.
그는 언젠가 가족들을 만날거라는 희망 하나로
부산에서 피난살이를 시작했다.
그러나 곧 다시 가족을 만날거라 했던 그의 바람은
길고 긴 분단의 세월 속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장기려의 인생은 헤어진 가족을 향한 그리움으로 바쳐진 사랑과 기도였다.
의사 장기려의 가족에 대한 사랑은 황무지나 다름 없던 우리 의료계에
‘가난한 사람도 치료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박애정신의 꽃을 피워냈다.
평생을 아프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인술을 펼친 의학박사 장기려.
그는 춘원 이광수의 소설 [사랑]의 주인공 '안빈'의 실제 모델로 알려져 있는 인물로
‘한국의 슈바이쳐’, ‘살아 있는 성자’로 불렸다.
이광수는 장기려를 가리켜 ‘당신은 성자 아니면 바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가난한 사람을 도우면
북에 있는 가족도 누군가 도와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하루 200명이 넘는 환자를 돌보았다.
그는 평생 자기 집 한 칸을 갖지 않고 병원 옥상의 24평 사택에서 살았다.
평생 나누고 봉사하는 삶을 산 그 자신은
분단된 조국의 피해자이기도 했다.
그는 부산시민상, 막사이사이상, 국제적십자상, 국민훈장, 호암상들을 수상했다.
그의 비문에는 그의 유언대로
“주님을 섬기다 간 사람”이라고 적혀있다.
그는 ‘가난하고 소외 받는 이웃들의 벗’임을 자처하며
기독교 신앙에 기초한 철저한 희생과 봉사의 삶을 살아간,
‘이 땅의 작은 예수’로 칭송 받는 사람이다.
그에게 붙은 ‘한국의 슈바이처’, ‘살아있는 푸른 십자가’라는 찬사에
한점도 부끄럼없이 평생 이웃 사랑을 몸으로 실천했다.
절대 빈곤의 ‘천막 무료진료부터
미래를 내다 본 의료복지 정책인 ‘청십자 의료조합’까지,
그것은 그의 ‘사랑’이 이뤄낸 기적이었다.
그는 예수처럼 살고 싶어 했고, 그렇게 살았다.
분단의 아픔을 환자에 대한 사랑으로 승화한
의사 장기려의 삶은 진실한 그리스도인의 참 모습이다 .
모든 세상의 크리스천들이 장기려 박사와 같은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아름다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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