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가 용기를 낳는다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의 필리포스 왕은
그리스에 대한 마케도니아의 지배권을 강화하고
국력을 키워서 아들 알렉산더에게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준 군사 전략가요 유능한 군왕이다.
발칸 반도 서부에 위치한 일리리아를
진격하여 승리한 그에게 어느 날,
그 지역 권세가가 아라비아 명마 한 마리를 선사하였다.
필리포스 왕은 윤기가 흐르는 몸에 키도 크고 털 색깔도
빛나고 좋은 말을 보고는 한 눈에 명마 임을 알아보았다.
매우 기뻐하면서 말 등에 오르려 하니 말이
악을 쓰다시피 거부하면서 뒷발질을 해 대는 것이었다.
너무 거칠어서 필리포스 왕은 말 타기를 일단 포기하고
자기 수하의 장수들에게 말을 타 보라고 권했다.
말 타는 기술이 뛰어난 몇 명의 장수들이 왕에게
잘 보이려고 너도 나도 나섰다.
장수들은 서로 말을 길들이면서 잔등에 올라 타려고 노력했으나
말은 그들의 시도를 번번이 보기 좋게 좌절시켜 버렸다.
이를 지켜본 필리포스 왕은 기분이 몹시 나빴다.
말이 너무도 탐이 났지만 이런 말 한 마리를 다루지 못한다면 대
제국 마케도니아 왕으로서의 체면이 서지 않는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니, 이 말을 탈 사람이 군중에 아무도 없단 말이냐?
그래 가지고서 어떻게 대제국 마케도니아의
수장들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
그 말을 듣고 장수들뿐만 아니라 병사들도
나섰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이젠 모두 지쳐 아무도 자신 있게 달려드는 사람이 없었다.
그 때 누군가가 필리포스 왕 앞으로 뛰어 나오면서 외쳤다.
"아버님! 제가 한번 타 보겠습니다."
그는 다름 아닌 애지중지하는 아들 알렉산더였다.
당시 알렉산더의 나이는 열 살밖에 안 되었다.
아버지는 한편으로는 아들의 용기와 도전정신에
무척 기뻐하면서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아들아! 네가 타는 조랑말과 이 큰 말은 매우 다르다.
이렇게 난폭한 말을 올라타려다가 떨어지면 어쩌려고 그러느냐?"
필리포스 왕은 위험하다고 말렸으나 알렉산더는
자기가 꼭 그 말을 탈 수 있다고 장담하며 말에게 다가섰다.
그리고는 서쪽을 향해 서 있던 말을 동쪽으로 돌려세운 뒤
키가 작은 탓에 부하의 도움을 받아 말에 올라탔다.
그리고는 조롱말을 다루듯 능숙하게 조종했다.
어린 왕자가 행여 다치지는 않을까하고 걱정했던 대왕과
부하들은 당당한 알렉산더의 모습에 모두들 감탄해 마지않았다.
필리포스 왕은 아들에게 물었다.
"아니, 얘야! 너는 어떻게 그 거친 말을 부릴 수 있었느냐?"
어린 알렉산더는 말했다.
"아버지! 사실 이 말은 명마입니다.
그런데 말의 그림자가 서쪽에 있어서 말은
자기 그림자를 보고 그렇게 거칠게 행동하고 있었던 겁니다.
저는 이 사실을 다른 장수들이 올라탔다가
실패를 하는 것을 유심히 살펴보고 알 수가 있었습니다."
이렇듯 알렉산더는 무슨 일을 할 때나 슬기로운 지혜를 발휘하였다.
어린 시절부터 전쟁터에 나가 많은 전투를 경험하면서도 늘 책을 지니고
다녔으며 학자를 대동하여 학문을 익히는 데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 후 알렉산더는 아버지 필리포스의 뒤를 이어
왕으로 등극한 후 젊은 나이에 그리스. 페르시아.
인도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한 위대한 대왕으로
세계 역사에 길이 빛나고 있다.
어떤 어려운 문제도 세심한 관찰력과 신중함이
있으면 쉽게 풀리기 마련이다.
남들이 모두 실패했다고 해서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남들의 실패 속에 성공의 열쇠를 찾아내야 한다.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다른 방법으로 재시도하는 과정에서
해답의 실마리가 나오게 마련이다.
문제가 어려울수록 해결하고 난 다음의 성취감이 더욱
커진다는 사실은 우리들에게 더 큰 도전의욕을 불러일으킨다.
용기는 힘이 세다고 우러나오는 것이 아니다.
슬기로운 지혜의 싹에서 돋아나오는 것이라야
그 가치가 새록새록 빛난다.
무슨 일을 하든 문제의 매듭을 풀어 나가는
지혜와 용기와 도전 정신을 가슴 깊이 품어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보다 난 사람, 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학습능력을 키우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